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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삼국지, 황석영 삼국지의 주관적 비교: 드라마 vs 다큐

페르소나12 2023. 5. 23.

이문열 삼국지와 황석영 삼국지에 대한 비교 자료 및 영상을 찾아보았으나 공식적으로 사견을 공개하기에는 부담스러운지 너무 모호한 얘기들만 난무하여 좀 더 명확한 주관적 견해를 추가해 봅니다.
 

1. 황석영 삼국지의 특징

1-1. 건조한 묘사

황석영 삼국지는 이문열 삼국지 보다도 활자의 양이 대략 3:4 정도 적은 듯합니다.
그러나 황석영 삼국지는 제갈량이 죽은 이후 얘기도 많이 할애된 반면 이문열의 삼국지는 제갈량이 죽은 이후 급하게 마무리됩니다.  이렇듯 황석영 삼국지는 전체 활자의 양은 적으나 후반부의 묘사가 상대적으로 긴 이유는 전반적으로 인물들을  좀 멀리 보면서 건조한 전개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묘사의 생동감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일 수 있으나, 반대급부로 객관적인 시각의 다큐멘터리 같은 효과를 보이고 선악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인물들의 행태들에 관한 독자의 판단이 덧붙일 여지가 남게 되고 이를 이룬다면 독서가 완성 되는 효과를 보입니다. 그러나 인물의 행태에 관한 독자의 판단이 결여된다면 빠른 전개에 졸릴 수 있는 단점도 있습니다.
 

1-2. 다양한 한시 삽입

황석영의 삼국지에는 다양한 한시가 삽입되어 있으며, 이는 건조한 묘사를 보충하고 감상적인 요소를 보충하여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는 듯합니다.

이문열 삼국지와 황석영 삼국지
각각의 삼국지 전집의 두께가 많이 차이 난다.

2. 이문열 삼국지의 특징

2-1. 인물들의 생동감 있는 묘사

이문열의 삼국지는 상대적으로 인물들에 관한 생동감 있는 묘사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이들에게는 보다 재미있을 수는 있겠으나 그 인물 묘사를 머릿속에 그려보면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중국 사극 드라마가 떠오르며 왠지 모를 좀 유치함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2-2. 빈번한 작가의 주관적 평가

왜 이렇게 묘사들이 좀 유치하게 느껴질까? 고민해 보니 인물들의 선악이 이미 정해져 있는 사극풍 드라마 같고, 중간중간 작가의 주관적 평가들이 옛날 역사사극에서 종종 보이던 내레이션 같이 삽입되어 독자들의 상상과 평가의 여지가 별로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3. 총평

본인 성향이 선악 구분이 명확한 드라마나 내레이션이 삽입된 중국 사극 드라마 풍에 거부감이 없다면 이문열 삼국지를 추천하게 되며,
드라마보다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며, 3인칭 시점의 건조한 묘사를 선호하는 분들의 경우는 황석영의 삼국지를 추천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내레이션이 가미된 역사 드라마풍 보다는 이얀 감독의 와호장룡 같은 건조하고 빠른 전개로 독자의 상상이 가미되는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이문열 삼국지는 한 번만 보고 황석영 삼국지는 한시들도 음미하면서 몇 번 더 읽게 되는 현상을 겪게 되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삼국지 자체를 추천도서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등장인물들이 한결같이 개인적 입신양명만 추구하고 현대적 개념의 국가와 민족 내지 공동체에 관한 희생정신의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 이런 책이 청소년 권장도서였다는 것이 어이없습니다. 차라리 의도적으로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나 '료마가 간다'를 청소년 권장도서로 추천 하게 됩니다. 최소한 사카모토 료마는 당시 일본의 이념 전쟁을 초월하고 애국과 부국강병을 향한 젊은 혈기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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