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오랜 시간 동안 대중을 새로운 형태의 농노(Plebs)로 전락시키고 있다. 과거 국가적 주권 아래 보장됐던 권리를 누리던 대중은 이제 무국경 자본의 손아귀에서 착취당하며 살아가는 대규모 집단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세계화”(glebalization)로 불리며, 이는 신유동적 금융 봉건제(New Liquid-Financial Feudalism)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시장 세계화는 노동자와 빈곤화된 중산층의 세계화와 함께 진행된다. 이는 마르크스와 1891년 “에르푸르트 강령”(Erfurt Program)이 예견한 바와 같은 사회의 통합적 프롤레타리아화(proletarianization)와 맞물려 있다. 지배계층의 세계주의는 피지배계층의 세계화라는 구조를 드러낸다. 노동자는 전 지구적 시스템 안에서 '쓸모없는 생명'으로 간주되며, 국가는 복지와 시장의 타협에서 후퇴해 사회적 빈곤을 범죄화하는 자유주의적 논리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유연화된 하층민의 등장과 기술 자본주의의 착취
오늘날의 유연화된 평민은 전화 상담원, 연구자, 노동자, 간병인 등 다양한 형태의 불안정한 노동자로 구성된다. 이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나 공통적으로 잉여가치를 착취당하고, 시민권에서 배제되며, 지속 가능한 생계를 보장받지 못하는 존재로 묶여 있다. 이 과정에서 Uber와 같은 기업은 새로운 형태의 노동 착취 모델을 대표한다. Uber는 자유 시장과 경쟁의 가치를 앞세워 기존 산업 구조를 약화시키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자에게 불안정한 생계를 강요하고 있다.
Uber 모델은 노동을 더욱 유연화하고 규제를 제거하며, 노동자를 개별화된 경쟁자로 전환시킨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는 스스로 자영업자라는 환상을 품게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안정적인 소득도, 직업적 비전도, 자율적인 시간 관리도 제공받지 못한다. 이는 신자본주의의 새로운 착취 구조를 명확히 드러낸다.
세계화주의의 본질: 계급 갈등의 신봉건적 재편
세게화주의는 단순히 시장의 비규제화가 아니라, 노동자와 중산층, 국가 모두를 패배자로 만드는 계급 갈등의 새로운 형태로 작동한다. 이는 부를 소수의 글로벌 엘리트에게 집중시키고, 대다수의 사람들을 불평등한 구조로 밀어넣는다. 다국적 기업은 국가 간 세금 인하 경쟁을 조장하며, 해당 국가의 사회적 권리를 잠식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주권의 약화는 노동자 계층의 조직적 대응 능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계급 간 갈등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과거 주권 국가의 틀 안에서 노동자 계층은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쟁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글로벌화된 경제는 그 충돌의 장을 제거해 노동자들이 대항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는 자유 시장 논리가 민주주의적 통제를 회피하고, 경제를 탈정치화하며 노동자 계급을 더욱 피폐하게 만든 결과다.
세계화주의에 대한 대안: 주권과 민주주의의 회복
마르크스는 노동 계급의 투쟁이 본질적으로 국제적 내용을 가지지만, 그 형식은 국가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노동자 계급이 자신의 국가 안에서 조직되고 투쟁해야만 글로벌 자본에 대항할 수 있음을 뜻한다. 주권 국가가 제공하는 정치적 공간은 계급 간 갈등이 실질적으로 발생하고 해결되는 유일한 장이다.
따라서 세계화주의에 맞서기 위해선 국가 주권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민주적 통제와 사회적 권리를 재구축해야 한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려는 자유주의적 시도는 실제로는 정치 자체를 소멸시키려는 시도이며, 이는 대중의 삶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뿐이다.
결국, 세계화주의는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니라, 계급 갈등의 새로운 전장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조직적 대응과 글로벌 차원의 연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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