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속의 고시원
자산시장의 상승세로 그 어느 해 보다 빈부격차가 더 커진 2021년도의 한국 대표 드라마들의 악역들은 주거지가 고시원이었던 특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드라마들은 '오징어 게임'과 '지옥'입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게임 자본가들의 든든한 봉사자 프런트맨은 평소 현실에서는 허름한 고시원을 숙소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매년 게임이 있는 기간에만 섬에서 럭셔리 생활을 합니다.
전반부 그의 고시원 생활의 흔적은 후반부의 충격을 위한 부가 장치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여러 은유적인 배경 맥락도 발생시키며 이야기를 더욱더 깊고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드라마 '지옥'에서 세상에 깽판을 치고 지옥으로 간 정진수도 역시 생전에는 고시원 생활을 하였습니다. 정진수는 죽음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기에 물욕이 없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런트맨보다도 더 악질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현상은 무엇일까?
1. 양적 증가
이런 현상이 특이하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 최저 주거 기준 미달 가구의 비중만 보게 되면 전국에 거의 500만 명 수준입니다. 게다가 고시원이나 비닐하우스 등의 비주택 가구수도 급격한 증가세입니다. 따라서 양적으로 무시 못할 수인데 아직도 드라마나 영화가 잘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2. 계급적 갈등의 고조
또한 상위의 두 드라마 악역들은 세속적인 물욕보다는 신념이 강한 역으로 나오며, 극단적인 고시원 숙소 배경이 그것을 돋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역사적으로도 혁명이나 변혁은 기존의 주류보다는 변방이나 비주류에서 태동했습니다. 사회의 주류들이 평소 비주류들을 다룰 때 싸구려 프로파간다로 선동하며 어느 정도 정신을 지배하지만 역사적으로도 임계점을 넘는 순간 비주류가 들고일어나 주류들의 씨를 말리고 전복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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